두 손을 모으고 칼을 찬 장군석.북악산과 한양 도성으로 둘러싸인 서울 성북동 언덕에 '돌사람'들이 모였다. 갑옷 입고 큰 칼을 찬 장군도 있고 관복 차림의 문인(文人)도 있다. 두 손을 모은 여인, 머리에 양쪽 뿔처럼 쌍상투를 튼 어린아이, 마을을 지키는 익살스러운 표정의 장승까지…. 옛 석수장이가 정성껏 쪼고 다듬어 수세월 햇빛과 비바람을 맞았을 돌조각들이 야외 전시장에 늘어 서 있다. 볼수록 장관이다.
관복을 입고 두 손에 홀을 쥔 문인석 47점이 어둑한 방에 모여 있다. 2001년 일본인 사업가에게서 사들이면서 되찾아온 석조 문화재 70점 중 일부다. /이태경 기자옛 사람들은 마을 입구에 사람 얼굴을 한 벅수(전라도와 경상도에서 장승을 부르는 이름)가 서 있으면 잡귀들이 겁을 먹고 마을로 들어오지 못한다고 믿었다. 벅수 84점을 모은 '벅수관'은 민초의 삶을 반영한다. 한 쌍씩 짝을 이뤄 서 있는 벅수의 표정이 수더분하고 익살스럽다.
◇정원이 드넓은 야외 전시장
야외 전시장은 산책로를 겸한 '돌의 정원'으로 꾸몄다. 입구에 도열한 장군석부터 압도적이다. 능묘를 지키는 장군처럼 기개 넘치게 박물관을 지키고 있다. 궁이나 능묘를 지켰던 석수, 마을을 지키는 장승과 솟대가 길 따라 이어진다. 제주도 동자상만 모은 '제주도 푸른 밤', 아이들이 돌을 마음껏 만져볼 수 있게 꾸민 '오감만족' 등 다양한 주제로 아기자기하게 꾸몄다. 도시락 싸들고 가족 나들이 하기에 딱 좋겠다.
야외 정원을 따라 문인석들이 늘어 서 있다. 돌조각을 감상하며 천천히 산책하기에 좋다. /이태경 기자자수 베개와 보자기 등 옛 여인들의 규방 문화를 볼 수 있는 자수관도 있다. 3층 기획전시관에선 개관 특별전으로 근현대 회화 작품을 선보
이는 '추상·구상·사이'전이 열린다.
안휘준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은 "기와에 유창종(유금와당박물관장·변호사)이 있다면, 돌조각에는 천신일이 있다. 중요한 볼거리들이 가득한 박물관"이라고 했고,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우리 민족의 뛰어난 예술성과 정교한 솜씨가 발현된 석조 문화재를 한곳에서 볼 수 있는 곳이 서울에 생겼다"고 반겼다. (02)98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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